'하얀' 손흥민(토트넘)은 대부분 뜨겁다.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상위권에 드는 토트넘 핫스퍼에서 공격 한 축을 담당하며 간혹 골까지 터뜨린다. '하얀' 손흥민은 토트넘의 대표색이 흰색인 것에 착안해 생긴 말이다.

영국에서 펄펄 날고 있는 손흥민이지만 국가대표에 소집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하다.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상대하는 선수들보다 한 수 아래 이들을 대면하지만 영 기운이 없다. 이른바 '빨간' 손흥민이다.

손흥민이 현존하는 국내 최고의 선수라는 점에 이견을 갖는 이는 없다. 내년 러시아월드컵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의 활약이 절실하다는 것도 모두가 안다.

자연스레 토트넘에서 보여주는 손흥민의 모습을 국가대표팀으로 옮겨 오는 것은 신태용 감독의 숙제로 떠올랐다.

신 감독은 토트넘의 경기를 지켜보며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았다고 했다.

11월 A매치 명단 발표를 위해 30일 취재진 앞에선 신 감독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투톱으로 뛰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도 두 경기를 TV 중계로 보면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이 언급한 두 경기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PL 경기로 보인다. 손흥민은 부상 중인 해리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에 섰다. 웨스트햄전에서는 도움 2개를 기록했고, 맨유를 상대로는 시종일관 뛰어다니며 수비진의 빈틈을 찾으려 애썼다.

손흥민은 국가대표에서 주로 왼쪽 측면 공격에 섰다. 상황에 따라 간혹 오른쪽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최전방의 역할이 주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힌트를 얻었다는 신 감독의 발언에 비춰볼 때 손흥민은 콜롬비아(10일), 세르비아(14일)와의 2연전 중 한 번 정도는 꼭짓점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전망이다.

물론 포지션만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손흥민 뿐 아니라 그의 플레이를 빛나게 해줄 동료들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신 감독은 “받쳐주는 선수가 누가 있느냐에 따라 손흥민의 기량에 변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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