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에 합류한 김남일 코치는 현역 시절 카리스마 넘치는 선수로 통했다. 투박하면서도 탁월한 축구 센스로 허리 라인을 책임졌고 그라운드 바깥에서는 누구보다 근엄하게 후배들을 이끌었다.

발언에도 거침이 없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자신과 충돌한 지네딘 지단 현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내 월급에서 (치료비를) 까라고 하라"고 했던 것은 축구팬 사이에서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김 코치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전을 관전하는 것으로 대표팀 코치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하프타임후 취재진과 마주한 김 코치는 '김남일스러운' 말로 첫 인사를 대신했다.

김 코치는 선수들을 엄하게 지도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마음 같아서는 들어가서 '빠따(배트)'를 들고 싶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제점으로 떠오른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를 에둘러 질타한 것이다.

김 코치는 "세월도 많이 흘렀고 시대가 시대이니 그러면 안된다"면서 "훈련할 때 어떤 생각을 갖고 하는지, 경기장에 어떤 마음으로 나가는지 말해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 코치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공격수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며 이름을 알렸다. 2015년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대한축구협회 미래전략기획단 위원으로 활동한 김 코치는 올해 초 최용수 감독의 장쑤 쑤닝(중국)으로 향했으나 최 감독이 장쑤를 떠나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김 코치는 "어려운 시기에 대표팀에 들어왔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감독님과 선수간 가교 역할을 맡을 것 같다. 월드컵을 통해 했던 경험을 선수들과 경험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김 코치는 "경쟁도 중요하지만 협력이 더 중요하다. 지금 굉장히 위기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모든 축구인들이 하나가 돼 극복해야 한다"면서 힘을 모아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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