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의 질주가 16강에서 멈췄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축구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1983년 멕시코 U-20 월드컵에서 선배들이 일궈낸 4강 신화에 도전장을 던진 어린 태극전사들은 토너먼트 시작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국의 탈락 과정은 2년 전 U-17 월드컵에서의 모습과 꼭 빼닮았다.

당시 최진철 감독이 이끌던 U-17 축구대표팀은 칠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브라질과 기니를 차례로 제압하고 일찌감치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했다.

세계무대에서는 토너먼트 가능성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던 한국이 FIFA 주관대회에서 두 경기 만에 16강 진출을 확정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잉글랜드전 무승부로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6강에서 벨기에에 0-2로 패배, 도전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별리그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쌓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이번 대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신태용호는 기니, 아르헨티나를 각각 3-0, 2-1로 꺾고 가장 먼저 '죽음의 조'를 탈출했다. 어린 선수들의 사기는 최고조에 올랐다.

한국은 가벼운 마음으로 치른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승우, 백승호(이상 FC바르셀로나) 등을 선발에서 제외하는 여유를 보였다. 결과는 0-1 패배.

16강. 나아가 그 이상을 겨냥해 주축 선수들을 아끼겠다는 선택은 나쁘지 않았지만 조 2위로 밀리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한국의 상대는 최종전 막판에 가서야 결정됐다. 포르투갈은 이란을 극적으로 따돌리고 C조 2위가 됐다. 코스타리카, 이란 등을 원했던 한국 입장에서의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조별리그를 통해 차분히 컨디션을 끌어올린 포르투갈은 전반 두 개의 유효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하는 효율적인 공격 축구로 한국을 압도했다.

선수들은 2년 전 벨기에에 당했던 설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이를 악 물었지만 객관적인 전력의 차이는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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