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플래툰'에 묶여 좀처럼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볼티모어의 이 같은 선수 기용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 야구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22일(한국시간) '김현수를 풀어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현수가 지난해 보여준 정상급 출루 능력에 초점을 맞춰 이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볼티모어 구단을 꼬집었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김현수는 지난해 95경기 중 78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출루율 0.382를 기록했다.

공격의 시발점이자 핵심인 출루율은 아웃카운트를 줄이고 공격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주요 타격 지표로서의 가치가 높다.

최근 10년간 0.38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불과 2년 전만해도 0.380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한 타자는 8명에 불과했다.

2016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30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출루율 0.380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김현수를 포함해 20명에 불과하다.

이들 가운데 은퇴 한 데이비드 오티즈를 제외하고 대부분 선수들이 팀의 확실한 주전 선수로 출전하며 확실한 기회를 얻고 있다. 반면 김현수는 전날까지 팀의 14경기 중 8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로 나선 것은 6경기 뿐이다.

지난해 팀 전체 162경기 중 선발로 나선 경기는 78경기에 불과하지만 후반기 64경기 중 40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는 등 시즌 막판 주전 좌익수로 중용됐다.

하지만 벅 쇼월터 감독은 지난해 후반기 보여줬던 선수 기용 방식을 유지하지 않고 있다.

쇼월터 감독은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 라인업에 변화를 주는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김현수를 벤치에 앉혀두는 일이 잦아졌다. 상대팀이 좌완 투수를 선발로 내보내면 김현수는 어김 없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김현수는 2014년과 2015년 KBO리그에서 좌투수 상대로 타율 0.353, 출루율 0.438, 장타율 0.503를 기록했다. 팬그래프닷컴도 이점에 주목하며 김현수가 좌투수를 상대로도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팀내 김현수와 경쟁하고 있는 외야 자원에 비해 수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마크 트럼보를 좌익수로 기용하고, 김현수를 지명타자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현수는 올 시즌 8경기에 출전해 21타수 5안타(타율 0.238) 1타점 출루율 0.273을 기록 중이다. 22일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등 능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고 있다.

팬그래프닷컴은 올 시즌 개막 전 김현수의 예상 출루율을 0.361로 높게 예상했다. 지금은 그 수치가 0.358로 조정됐지만 여전히 어느팀 테이블세터와 비교해도 수준급의 출루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팬그래프닷컴은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도 아주 좋은 타자로서 자신의 명성에 흠집을 내지 않고 있다"며 "볼티모어는 김현수를 믿지 않고 있지만 지금보다는 더 가치있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현수를 기용하지 않으려면 차라리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라"며 "이제는 김현수를 풀어줘야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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