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5연패 뒤 5연승, 그리고 다시 6연패. 지난해 정규시즌 3위인 넥센 히어로즈가 올 시즌 초반 롤러코스터를 탄 듯 연패와 연승을 거듭하며 하위권에 처져 있다.

넥센은 팀당 16경기씩을 치른 20일 현재 5승11패로 9위다. 선두 KIA 타이거즈(12승4패)와 7경기 차로 벌어졌다.

지난주 수요일까지만 해도 개막 5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5할 승률을 만들어내는 저력을 과시했지만 한 주 만에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지난 19일 SK전에서 3-5로 경기를 내주며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넥센은 현재 KBO리그 팀 중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한다.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이 완화된 가운데서도 팀 타율 0.293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0개 팀 중 팀타율 2할7푼 이하의 팀은 단 한 팀도 없었다. 반면 올 시즌에는 무려 6개팀이나 2할7푼을 밑돌고 있다.

넥센은 2위 롯데(158개) 보다 10개나 많은 168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홈런은 11개에 머물고 있지만 2루타(30개) 공동 1위, 3루타(4개) 공동 2위다. 경기당 평균 5.25점을 뽑아내며 롯데(5.81점)와 SK(5.31점)에 이어 3위다.

수비에서도 롯데와 더불어 유이하게 한 자리수(9개) 팀 실책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격과 수비는 지난해보다 나은 초반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지만 마운드가 정상 가동하지 못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 4.96로 4위였으나 올 시즌에는 5.72로 최하위다. 9위 NC(4.66)보다 1.0 이상 높다.

지난해 5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팀은 5팀이었지만 올 시즌에는 넥센을 제외하고 모두 4점대 이하다. 심지어 이중 3팀은 3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을 자랑한다.

지난 시즌보다 팀 평균자책점이 높아진 팀은 넥센이 유일하다. 공격에서 아무리 점수를 뽑아도 마운드가 이를 지켜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넥센은 올 시즌 선발승이 단 3승에 불과하다. 앤디 밴헤켄(1승2패·평균자책점 3.09)과 신재영(1승1패·3.63) 만이 제역할을 해내고 있다. 최원태(1승2패·5.40)도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구단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몸값(110만 달러)을 주고 데려온 션 오설리반의 부진이 뼈아프다. 오설리반은 3경기 등판해 2패만을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15.75점이나 된다. 결국 2군행을 통보 받았다.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초반 실점이 많아지고 있다. 제아무리 공격력이 뛰어나다고해도 매 경기 역전승을 일궈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으면서 불펜진 역시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 지난해 구원 부문 1위 김세현은 4차례 등판에서 2세이브(1패)에 그치고 있다.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넥센의 투타 불균형은 심각해 보인다. 마운드가 안정을 찾아야만 지금의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의 기회도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행히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단 1경기도 등판하지 못했던 조상우가 지난 18일 SK전을 통해 무려 563일 만에 복귀했다.

조상우의 복귀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구위 회복 여부에 따라 선발진 합류도 가능해 넥센이 반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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