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이 떨어진 류현진(30·LA 다저스)의 직구가 또 다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홈런 세 방을 얻어맞는 등 6이닝 7피안타 4실점으로 아쉬운 투구를 했다.

26명의 타자를 상대로 97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을 울린 것은 홈런 세 방이었다. 실점 모두 홈런에서 나왔다.

3번 타자 놀런 아레나도에게 홈런 두 방을 얻어맞았고, 6번 타자 트레버 스토리에게도 솔로포를 허용했다.

류현진이 홈런을 허용한 공 3개는 모두 직구였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떨어진 모습이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93마일(약 150㎞)까지 나왔다. 평균 구속은 시속 90.4마일(약 145㎞)이었다.

어깨 부상 이전에 시속 92~93마일의 직구를 던졌던 것을 생각하면 떨어졌지만, 어깨와 팔꿈치 재활을 마치고 274일 만에 치른 복귀전인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구속이었다.

반면 14일 컵스전에서 류현진의 직구는 대부분 87~89마일(약 140~143㎞)에 머물렀다. 시속 90마일을 넘긴 직구가 5개가 되지 않았다.

류현진은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 4⅔이닝 6피안타(2홈런) 4실점했는데, 안타를 맞은 6개의 공이 모두 직구였다.

현지 언론들도 류현진이 직구 구속을 올려야한다고 지적했다. SB네이션은 류현진의 구속이 떨어진 것에 주목하면서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지키려면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도 류현진의 직구는 좀처럼 시속 90마일을 넘기지 못했다.

시속 92마일(약 148㎞)짜리 직구를 한 차례 던지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직구는 시속 87~89마일(약 140~143㎞) 사이에서 형성됐다. 시속 91마일짜리 직구도 10개가 되지 않았다.

직구 코너워크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구속이 떨어져 힘이 부족한 직구는 어김없이 장타로 이어졌다.

1회초 1사 2루에서 놀런 아레나도를 상대한 류현진은 초구 체인지업을 던진 후 시속 90마일짜리 직구를 뿌렸다.

스트라이크존 가운데 낮은 곳으로 들어갔지만 볼끝이 살아있지 않았다. 아레나도는 이 공을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트레버 스토리에게 홈런을 맞을 때 공략당한 공도 시속 91마일짜리 직구였다.

초구 체인지업을 던진 류현진은 2구째로 직구를 선택했는데 이것이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몰렸고, 스토리는 이를 놓치지 않고 좌중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직구가 살아나지 않자 3, 4회 류현진은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변화를 줬다. 3회에는 슬라이더를 직구보다 더 많이 던졌고, 4회에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비슷한 비중으로 구사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5회 직구 위주의 투구를 고집하다 또다시 아레나도에게 대포를 헌납했다.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레나도와 다시 만난 류현진은 직구로만 승부했다. 아레나도는 시속 89마일짜리 직구가 힘없이 들어오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왼쪽 담장 밖으로 날아갔다.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투구수 77개에 그치며 5이닝을 채우지 못한 류현진이 이날 10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지면서 5회를 넘긴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직구 구속은 숙제로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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