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대표팀 내 기강 확립에 나섰다.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중요한 것은 팀의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7일 영국으로 출국해 8일 열린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이후에는 독일로 넘어가 분데스리가 소속 구자철, 지동원(이상 아우크스부르크)의 컨디션을 점검했다.

단순히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행보는 아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일정상 만나지 못한 손흥민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과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과 팀 분위기와 사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소집 때는 장시간 이야기가 어렵지만 이번에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난 여론도 있지만 선수들과 이야기 한 결과 한 목소리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본선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더라. 좀 더 자신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네 선수들 외에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에 뛰지 못하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박주호(도르트문트)에게도 많은 신경을 쏟는 모습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두 선수는 현재 굉장히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간절함을 갖고 있다"면서 "아직 이적시장이 열리지 않아 기다려야 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어 "이청용과 박주호는 최근 대표팀에 못 왔지만 계속 애정을 갖고 관심있게 내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더라. 많은 대화를 하면서 좋은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소개했다.

2015년 10월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2차예선에서는 승승장구했지만 정작 중요한 최종예선에서는 주춤하는 중이다. 지난달 중국전 0-1 패배와 시리아전 1-0 신승 이후에는 경질 위기에 몰렸지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유임을 결정하면서 가까스로 자리를 지켰다.

기술위원회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기회를 부여하는 대신 경험이 풍부한 한국인 코치 합류와 선수 선발 개입 등을 천명했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원회는 평가를 하는 조직이다. 분명 어떤 생각을 갖고 평가를 했을 것이다. 그에 따라 맞는 추천을 한 것"이라면서 "나 또한 성적에 책임을 져야한다.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면서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겠다"고 약속했다.

새롭게 선발할 코치의 역할을 두고는 "현재 필드의 설기현 코치와 골키퍼 코치, 피지컬 코치가 있다. 새로 올 코치는 팀의 기강이나 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속내를 내비쳤다.

한편 슈틸리케 감독은 내부적으로 나눴던 이야기들이 바깥으로 흘러나가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그는 "내부 상황을 외부에 발설하는 것은 과감히 조치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재발할 경우 명단에서 제외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4승1무2패(승점 13)로 본선 직행의 마지노선인 2위를 유지 중인 한국은 오는 6월13일 카타르 원정 경기를 시작으로 막판 순위 싸움에 돌입한다. 이에 앞선 6월8일에는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다.

"카타르전은 앞선 경기들과는 다른 준비 과정을 거칠 것이다. 준비 기간이 어느 때보다 길다"면서 "전술과 새로운 선수 실험 등으로 변화를 줄 것이다. 해외에서 오는 선수들도 현지 적응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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