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고유가, 원고(원화 강세)가 동시에 발생하는 '3고 시대' 진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3고 시대 진입은 내수 침체를 장기화하고 수출 경기 회복을 제약해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을 담은 '3고 시대의 진입 가능성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3고 시대를 이전에 비해 금리 수준이 높아지고,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며,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정의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정책 금리를 인상하면 시장 금리는 이에 동조해 상승하나 미 달러화 강세로 원화는 약세를 보이기 때문에 3고 현상 자체는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고 시대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미국의 정책 금리 인상 추세가 견고해지고 있다. 미국은 3월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데다 연중 2번 이상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내수 침체와 가계부채 문제로 금리를 인상 인하하기도 어려워 당분간 동결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국내 시장금리는 미 정책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아 상승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 강세 가능성도 높아졌다. 일반적으로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인상되면 달러화 가치는 상승한다. 그런데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미 금리인상 이후에도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부양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환율 조작국 지정 경계심이 커진 영향이다.

3고와 같은 대외 충격이 있더라도 재정정책과 조세정책 운용의 탄력적 대응을 통해 소비와 투자가 진작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