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1라운드 탈락을 지켜 본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현수는 9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지역지 '볼티모어 선'과의 인터뷰에서 "무엇보다 한국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뛰길 원했다"고 전했다.

볼티모어 선은 "김현수는 이른 아침 그의 친구들과 전 대표팀 동료들이 뛰는 WBC를 지켜봤다. 한국은 놀랍게도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에 졌고, 일찌감치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고 전했다.

당초 김현수는 한국 WBC 대표팀 28명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볼티모어 구단과 벅 쇼월터 감독은 소속팀 선수들의 WBC 출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해 어렵게 출전 기회를 늘려나간 기억이 있는 김현수는 결국 고심 끝에 태극마크를 포기했다.

지난 6일 '복병' 이스라엘에 일격을 당한 한국은 7일 네덜란드전에서 0-5로 완패했고,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으면서 WBC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됐다.

김현수는 "야구는 쉽지 않다. 항상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며 "대표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언제나 열심히 한다"고 대표팀에 격려를 보냈다.

이어 "어떤 일이 일어나든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야구는 쉽지 않다. 정말 쉽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WBC 대표팀 합류를 고사한 김현수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보다 한 달 빨리 미국으로 건너가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타율 0.178(45타수 8안타)에 그쳐 빅리그 진입 기회를 잃어버릴 뻔 했던 기억 때문이다.

시즌 초반 거의 기회를 얻지 못하던 김현수는 시즌을 치르면서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여 기회를 늘려나갔지만, 철저하게 플래툰으로 기용됐다.

김현수는 지난해 오른손 투수를 상대한 타석이 323차례인 반면 왼손 투수를 상대한 타석은 22번에 불과했다. 김현수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1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하지만 김현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쇼월터 감독의 생각을 바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 9경기에 출전했는데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1타수 무안타만을 기록했다.

그래도 김현수는 전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평가전에서 왼손 투수 에니 로메로를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무력시위'를 펼쳤다.

김현수는 '스프링캠프에서 왼손 투수를 상대할 기회를 더 많이 얻길 원하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왼손 투수를 상대하는 것만 연습할 수 없다. 타격은 언제나 똑같다"며 "하지만 미국에서 좌완 투수를 상대하는 법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타격 코치와 팀 동료들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스프링캠프에 빨리 합류해 더 빨리 준비하고, 이런 조언을 듣는 것들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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