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모든 리허설을 마치고 본선 무대에 선다.

역대 WBC 대표팀 중 최약체라는 박한 평가 속에 닻을 올린 김인식호지만 지난 7차례 평가전을 통해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여주며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소집 후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와 요코하마를 상대로 한 연습경기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많은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대회가 열리는 고척스카이돔에서 가진 쿠바와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3연승하며 자신감을 얻은 대표팀은 지난 2일과 4일 상무과 경찰야구단과의 경기를 통해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연습경기 성적은 4승 3패에 그쳤지만 무뎌진 실전 경기 감각을 되찾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던 만큼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대표팀은 6일 오후 6시30분 고척스카이돔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WBC 1라운드 A조 첫 경기를 치른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목표로 했던 1라운드 통과를 장담할 수 있다.

지난 2013 WBC에서 네덜란드에게 첫 경기를 내주며 충격적인 탈락이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던 대표팀이다.

연습경기를 통해 1라운드 선발 라인업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테이블세터는 이용규(한화)와 서건창(넥센) 조합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타격은 기본이고 선구안과 작전 수행 능력 좋다. 쿠바와 호주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도 믿음직스런 모습을 보여줬다.

김태균(한화)-이대호(롯데)-최형우(KIA)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는 만족스럽지는 못했지만 김태균과 이대호는 큰 경기 경험이 많고, 최형우는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이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단기전 승부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큰 한 방이 승패를 가른다. 이들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다. 타순 조정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들을 벤치에 앉히기란 쉽지 않다. 경기 상황에 따라 오재원과 민병헌(두산) 등이 투입될 전망이다.

중심타선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은 손아섭(롯데)이 확실해 보인다. 손아섭은 평가전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며 대표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하위타선은 양의지(두산)와 김태군(NC)이 포수 마스크를 번갈아 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허경민(두산)은 유격수로 선발 출장이 예상된다.

대표팀의 핫 코너는 수비와 주루가 뛰어난 김재호(두산)와 타격에 강점이 있는 박석민(NC)을 상대에 따라 내보낼 계획이다.

여기에 박건우(두산), 김하성(넥센)은 내외야 수비나 대주자로 언제든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한다.

1라운드 3경기 선발 투수는 장원준(두산)-우규민(삼성)-양현종(KIA) 순으로 굳혔다.

장원준은 대표팀 1선발로 일찌감치 이스라엘전 등판이 정해졌다. 1차전 등판을 목표로 컨디션도 끌어 올렸고 3차례 연습경기에서 무실점 호투하며 믿음을 줬다.

2선발이 예상됐던 양현종은 8일 대만전에 등판하는 가운데 A조 최강팀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전에는 사이드암 우규민이 출격한다.

적극적인 스윙을 하는 네덜란드 타자들에게 우규민의 투구폼이 익숙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땅볼 비율이 높다는 점도 고려됐다.

당초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이대은(경찰)은 연습경기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나머지 1라운드 선발 등판은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WBC는 투구수 제한을 두고 있는 만큼 투구수 조절은 물론 투수 교체 타이밍이 승패의 중요한 변수다. 1라운드에서는 65개를 넘길 수 없다. 따라서 5회 이전에 투수를 교체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선발을 제외하고 매 경기 모든 투수가 대기해야 한다. 차우찬(LG), 이현승(두산), 임창용(KIA)이 필승조로 리드를 지키면, '빅리그 끝판왕'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이 대표팀의 뒷문을 걸어 잠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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