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반등을 다짐한 박병호(31·미네소타 트윈스)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날벼락을 맞았다.

미네소타 구단으로부터 방출대기(Designated for assignment) 조치를 당했다.

미네소타 구단은 4일(한국시간) 베테랑 불펜 투수 맷 벨라일을 영입하면서 40인 로스터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박병호를 방출대기 조치했다.

박병호는 앞으로 일주일 동안 미네소타를 제외한 29개 구단의 영입 신청을 기다린다.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으면 박병호는 미네소타 산하 마이너리그 팀으로 옮기거나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2015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한 박병호는 1285만 달러를 써내 단독 협상권을 따낸 미네소타와 4년간 총 12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박병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191(215타수 41안타) 12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한 달 동안 낮은 타율에도 불구하고 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을 과시했지만, 5월 이후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강속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결국 박병호는 7월 초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8월에 오른손 수술을 받아 시즌을 마감했다.

2년차에 박병호가 적응해 한층 나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미네소타 구단은 그를 기다려 주지 않았다.

박병호 영입을 주도했던 테리 라이언 전 단장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물러나면서 박병호의 입지가 좁아졌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지난 2일 미국으로 떠나면서 "지난해보다 입지가 불안하다. 죽기살기로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지만,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비보를 들었다.

박병호를 영입하려는 구단은 보장 연봉 875만 달러(약 100억원)를 모두 부담해야한다. 2020년 걸린 구단 옵션에 대한 바이아웃 금액(50만 달러)까지 포함하면 925만 달러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박병호에게 투자할 만한 구단이 나타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다.

KBO리그 복귀라는 변수도 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는 KBO리그로 복귀하면 원 소속팀인 넥센 히어로즈와 계약해야 한다.

미네소타 지역 신문 '파이어니어 프레스'는 메이저리그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현재로서는 박병호가 KBO리그에 돌아갈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대로 미네소타에 남는다면 박병호는 마이너리그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메이저리그 재진입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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