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축구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 같지만 한편으로는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라고 생각한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에서 라이벌팀 FC서울로 이적한 이상호(30)가 새로운 팀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지난 시즌 수원에서 측면 공격수로 뛴 이상호가 지난달 28일 서울로 전격 이적했다. 3년 계약이다.

수원과 서울은 '슈퍼매치'로 불리는 K리그 최고의 더비를 펼치는 라이벌이다. 수원에서 서울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자체가 큰 화제였다.

이상호는 5일 "정말 어려운 결정이었다. 팬들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낼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나를 조금이라도 더 원하는 팀에서 생활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나를 영입해준 서울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좋은 플레이로 보답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에 대한 용서도 구했다. 유독 승부욕이 강했던 이상호는 지난 2012년 서울을 대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북패(북쪽에 있는 패륜팀)'라는 표현을 써 구설에 올랐다.

'북패'는 타 팀 팬들이 서울을 비하하는 의미로 쓴다.

이에 대해 이상호는 "라이벌 관계였기 때문에 꼭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시 SNS에 남겼던 서울에 대한 도발성 글은 정말 이기고 싶은 마음에서 표현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울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말로 많은 설명을 하는 것보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그러면 한 분, 한 분씩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더했다.

이제 붉은 유니폼을 입고 친정을 상대하는 이상호는 "슈퍼매치의 분위기는 특별하다. 선수로서 출전 자체가 영광인 경기"라며 "올해는 리그 개막전부터 슈퍼매치다. 나에 대한 많은 야유도 있을 것이다. 각오하고 있다. 분명 내가 이겨내야 할 문제다. 더 열심히 준비해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이적이)나에게는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계기라 생각한다. 사실 지금이 축구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며 "꼭 이겨내서 더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대해선 "공격진은 K리그 최강이기 때문에 나도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긴장감을 갖고 서로 경쟁하며 발전하는 것이 선수들에게는 윈윈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궁극적으로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가장 기대되는 동료로는 데얀을 꼽았다.

"상대 입장에서 본 데얀은 연계 플레이가 K리그 최고 수준이다. 내가 주로 2선에서 볼을 받아 공격을 진행하는 스타일인데 그 점에서 데얀과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