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현역 육군 병사가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등 군부대 밖에서 벌어지는 군인들의 위법 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6일 오전 6시30분께 광주 북구 운암고가 밑 도로에서 육군 모 부대 상근병인 조모(21) 상병이 몰던 차에 환경미화원 A(56)씨가 치여 숨졌다.

당시 조 상병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만취 상태인 0.146%였다. 사복을 입은채 밤새 술을 마신 조 상병은 부대 출근을 위해 군복으로 갈아 입고자 집으로 가려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사고를 냈다.

지난 19일에는 육군 모 부대 소속 이모(20) 병장이 전날 새벽 2시50분께 강서구 화곡동에서 훔친 택시를 몰고가다 신호등을 들이받은뒤 주유소로 돌진해 주유기를 넘어뜨렸다.

이 사고로 이 병장 본인이 골절상을 입었지만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주유소에서 화재 등 2차 사고로 이어졌다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국방을 책임지는 군인이 부대 밖에서 각종 사건을 일으키고 오히려 사회 불안을 일으키는 일이 잦아지자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군사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올해 6월까지 군의 대민범죄는 1만 4천697건이었다.

유형별로는 폭력 범죄가 4천313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 범죄가 4천251건, 성범죄 1천581건, 절도·강도 1천498건, 사기·공갈이 1천69건이었다. 도박 73건, 방화 11건, 살인은 10건이 일어났다.

군별로 보면 육군이 1만 1천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해군 2천344건, 공군 886건, 국방부 459건 순이었다.

군 기강의 해이는 국방의 해이로 직결된다. 군은 장병들의 군 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