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男 쇼트트랙 고전 이유는 '전력 평준화'
입력 : 2016. 12. 18(일) 16:39
17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평창올림픽 테스트이벤트 KB ISU 쇼트트랙 월드컵대회 남자 1500미터 결승전, 1위로 결승점을 통과한 이정수(60번)가 신다운(159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한국 남자 쇼트트랙이 최근 몇 년 동안 예전과 같은 위용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2014~2015시즌부터는 심석희(19·한국체대)와 최민정(18·서현고)이라는 '쌍두마차'가 버틴 여자 대표팀의 압도적이 활약에 더욱 대비되는 모습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부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힘을 쓰지 못했다.
당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쇼트트랙이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치러진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부터 소치올림픽까지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14년만이었다.
2014~2015시즌 최민정이 성인 대표팀에 합류해 심석희와 '쌍두마차'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남자 대표팀의 성적은 여자 대표팀과 비교됐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여자 대표팀은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1개를 땄다.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개인 종목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월드컵 2차 대회 1000m에서 임경원(23·화성시청)이 금메달을, 황대헌(17·부흥고)이 은메달을 따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맏형' 이정수(27·고양시청)가 2차 대회 1500m 은메달, 3차 대회 1500m 금메달을 따며 남자 대표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치러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처럼 위용을 자랑하지는 못하고 있다.
월드컵 4차 대회 둘째날 여자 1500m에서 심석희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1000m 1차 레이스에서 최민정이 은메달을 땄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이정수가 1500m 금메달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1000m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홍경환(17·서현고), 임경원(23·화성시청), 한승수(25·국군체육부대)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4~6위에 그쳐 '노메달'에 머물렀다.
대표팀 경력이 가장 많은 이정수는 '전력 평준화'에서 원인을 찾은 바 있다. 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느끼던 것을 우리가 느끼고 있다"며 "전력이 많이 평준화 됐다. 요즘은 예선부터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선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총감독도 "남자 선수들의 경우 체력이나 스피드가 모두 올라오면서 비슷해졌다. 전략의 싸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역 시절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김동성(36)과 아폴로 안톤 오노(34·미국)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오노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에 대해 "신흥 국가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카자흐스탄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 메달을 딴 것 같다. 네덜란드, 이스라엘도 많이 좋아졌다"며 "남자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기량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전에 한국, 캐나다, 중국이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새로운 국가가 많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김동성도 "세계 1위를 지키던 남자 쇼트트랙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이제 모든 나라의 선수들이 평준화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0.01초, 0.02초 차이에 메달 색이 바뀐다. 그날의 컨디션이 메달 색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노는 '전력 평준화'의 원인이 예전과 비교해 개방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간에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정보나 기술을 예전과 비교해 많이 공유한다. 예전에 대표팀이 서로 훈련하는 것을 알리지 않고 비밀로 간직했는데, 지금은 예전과 비교해 개방적이다. 장비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협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지도자들이 외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오노는 "2년 전만 해도 각국 대표팀 코치의 70%가 한국인이었다. 한국이 전문성을 세계에 퍼뜨려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김동성은 평창올림픽까지 약 1년이 남은 만큼 충분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성은 "한국 선수들이 평창올림픽까지 다른 나라를 따라간다는 입장으로 강하게 훈련해야 한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다면 충분히 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안방 올림픽'을 치러본 오노는 홈 관중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예상했다.
오노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사람이나 도시, 링크장에 익숙하다. 또 빙질도 잘 알고 있다. 가족, 친구들과 전 국민적인 응원도 큰 이점이다. 늘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뛰고 있다는 자부심이 합쳐지면 최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이른 시간부터 열심히 훈련한다. 평창올림픽 뿐 아니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4~2015시즌부터는 심석희(19·한국체대)와 최민정(18·서현고)이라는 '쌍두마차'가 버틴 여자 대표팀의 압도적이 활약에 더욱 대비되는 모습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부터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힘을 쓰지 못했다.
당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쇼트트랙이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치러진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부터 소치올림픽까지 한국 남자 쇼트트랙에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대회 이후 14년만이었다.
2014~2015시즌 최민정이 성인 대표팀에 합류해 심석희와 '쌍두마차'를 이루기 시작하면서 남자 대표팀의 성적은 여자 대표팀과 비교됐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다.
여자 대표팀은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금메달 10개, 은메달 7개, 동메달 1개를 땄다. 여자 3000m 계주에서는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월드컵 1차 대회에서는 개인 종목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다.
월드컵 2차 대회 1000m에서 임경원(23·화성시청)이 금메달을, 황대헌(17·부흥고)이 은메달을 따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맏형' 이정수(27·고양시청)가 2차 대회 1500m 은메달, 3차 대회 1500m 금메달을 따며 남자 대표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형국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치러진 월드컵 4차 대회에서도 남자 대표팀은 여자 대표팀처럼 위용을 자랑하지는 못하고 있다.
월드컵 4차 대회 둘째날 여자 1500m에서 심석희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여자 1000m 1차 레이스에서 최민정이 은메달을 땄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이정수가 1500m 금메달을 거머쥐기는 했지만, 1000m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홍경환(17·서현고), 임경원(23·화성시청), 한승수(25·국군체육부대)가 결승에 진출했지만 4~6위에 그쳐 '노메달'에 머물렀다.
대표팀 경력이 가장 많은 이정수는 '전력 평준화'에서 원인을 찾은 바 있다. 그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이 느끼던 것을 우리가 느끼고 있다"며 "전력이 많이 평준화 됐다. 요즘은 예선부터 치열하다"고 말했다.
김선태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총감독도 "남자 선수들의 경우 체력이나 스피드가 모두 올라오면서 비슷해졌다. 전략의 싸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현역 시절 최정상급 선수로 활약한 김동성(36)과 아폴로 안톤 오노(34·미국)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오노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인상깊은 점에 대해 "신흥 국가들의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카자흐스탄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대회 메달을 딴 것 같다. 네덜란드, 이스라엘도 많이 좋아졌다"며 "남자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기량이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예전에 한국, 캐나다, 중국이 좋은 활약을 펼쳤는데 새로운 국가가 많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김동성도 "세계 1위를 지키던 남자 쇼트트랙이 부진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이제 모든 나라의 선수들이 평준화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며 "0.01초, 0.02초 차이에 메달 색이 바뀐다. 그날의 컨디션이 메달 색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노는 '전력 평준화'의 원인이 예전과 비교해 개방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국가간에 많은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정보나 기술을 예전과 비교해 많이 공유한다. 예전에 대표팀이 서로 훈련하는 것을 알리지 않고 비밀로 간직했는데, 지금은 예전과 비교해 개방적이다. 장비나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많이 협력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지도자들이 외국 대표팀을 지도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 오노는 "2년 전만 해도 각국 대표팀 코치의 70%가 한국인이었다. 한국이 전문성을 세계에 퍼뜨려 전력이 평준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남자 대표팀이 '세계 최강'의 자리를 지키지 못했지만, 김동성은 평창올림픽까지 약 1년이 남은 만큼 충분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성은 "한국 선수들이 평창올림픽까지 다른 나라를 따라간다는 입장으로 강하게 훈련해야 한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도전한다면 충분히 메달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평창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최고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에서 '안방 올림픽'을 치러본 오노는 홈 관중의 응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예상했다.
오노는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는 사람이나 도시, 링크장에 익숙하다. 또 빙질도 잘 알고 있다. 가족, 친구들과 전 국민적인 응원도 큰 이점이다. 늘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지만 자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뛰고 있다는 자부심이 합쳐지면 최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이른 시간부터 열심히 훈련한다. 평창올림픽 뿐 아니라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이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