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가 16개월 만에 치른 복귀전에서 기복 심한 경기력으로 하위권에 머물렀지만 부상을 털어낸 모습으로 가능성을 엿보였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 알바니 리조트 코스(파72·7267야드)에서 막을 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18명(1명 기권)의 출전 선수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지난해 윈덤 챔피언십 이후 허리 수술을 받은 우즈는 재활을 거쳐 16개월 만에 필드에 복귀했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최근 1년 동안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정상급 기량을 선보인 17명의 선수들과 경쟁했다.

일년 넘게 공식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탓에 경기감각이 무뎌져 있었다. 이는 대회 기간 동안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우즈는 대회 첫날 초반 8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에 나서며 기대를 한껏 부풀렸지만 이후 5타를 잃으며 17위로 출발했다.

2라운드에서는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쓸어 담은 우즈는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남은 라운드 활약을 기대케 했다.

그러나 3라운드에서 2타를 줄이는데 그치며 주춤하더니 최종 라운드에서는 4오버파로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호쾌한 스윙은 전성기를 방불케 했지만 티샷이 크게 흔들리며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4일 동안 우즈는 무려 6개의 더블 보기를 범했다. 보기도 8개나 됐다.

1년 넘게 필드를 떠났던 우즈에게 당장 예전의 경기력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지만 더불어 여러 차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됐다.

우즈는 이 대회 나흘 동안 무려 24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22개)보다 2개가 더 많았다. 출전 선수 중 단연 1위였다.

흔들린 티샷을 정확한 칩샷과 퍼트로 만회했다. 이따금씩 전성기 시절 못지않은 날카로운 샷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셋째날 5번홀(파3)에서 선보인 벙커샷이 그랬다. 티샷을 한 볼이 그린 옆 벙커에 빠진 상황에서 우즈의 칩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정확도는 떨어졌지만 특유의 역동적이고 호쾌한 드라이브샷은 그가 허리 부상에서 벗어났음을 보여줬다.

대회 개막 전 공식 인터뷰에서 "1년 전에는 침대에 혼자 오르지 못할 정도였다"며 "(성적에 관계없이) 다시 필드에 돌아온 자체가 성공"이라고 말했던 그다.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프로암 대회를 포함, 5일 연속 경기를 했다. 허리에 대한 불편한 기색 없이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 만으로도 성공적인 복귀전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우즈는 경기를 마친 뒤 "다시 대회에 나와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많은 버디를 잡았지만 실수도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1년 반 동안 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고,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복귀전을 무리 없이 소화한 우즈는 이제 PGA 투어 복귀를 남겨 두고 있다. 우즈는 서둘로 복귀하기 보다 충분히 회복한 뒤 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적어도 7주 가량 휴식과 회복에 전념한 뒤 복귀하게 된다면 내년 1월말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한 우즈가 PGA 투어 복귀전에서는 황제의 귀환을 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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