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별도로 공공기관에 정보공개를 청구하지 않고도 공공정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공공부문의 결재문서 원문공개와 사전정보공표 서비스가 겉돌고 있다니 안타깝다. 정보의 질보다 양에 치우친 공개 탓에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정보공개 청구 건수만 되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의 ‘정부 3.0’ 핵심과제인 원문공개 서비스는 중앙부처 국장급 이상(지자체는 부단체장, 초·중·고교는 교장 이상)의 결재문서 중 공개 가능한 정보를 공개하는 서비스다. 사전정보공표는 공공기관의 예산 및 핵심 사업 등의 주요 정보를 기관별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공공부문의 결재문서 원문공개는 시행 첫 해인 2014년 38만건에서 지난해 645만건으로 17배 정도 늘었다. 사전정보공표 서비스는 2013년 5만4000건에서 지난해 16만9000건으로 3배 정도 증가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정보공개 청구 건수도 2013년 55만2066건에서 지난해 69만1963건으로 오히려 늘었다.

실제 원문공개 정보 건수가 17배 느는 동안 다운로드 수는 50만건에서 94만건으로 1.4배 증가하는 데 그쳐 공개 건수 대비 활용도가 크게 떨어졌다. 정부가 정보 공개량 목표치를 무리하게 잡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정보의 품질은 신경을 안 썼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2013년 6월 ‘정부 3.0 추진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12년 기준 31만건에 그쳤던 정보공개 건수를 매년 1억건씩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사업 시작 전부터 수요자의 입장을 고려해 정보공개의 질적 담보를 고민해야 했지만 양적 목표에 치중하면서 이용자의 만족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용자가 알고자 하는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질 높은 정보공개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