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를 앞두고 '정치쇄신' 요구가 봇물처럼 터지자 여야는 앞다퉈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하지만 19대 국회 임기 종료를 불과 한달 여 앞두고 상당수의 특권 내려놓기 법안이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인 것은 불체포특권 폐지법률이다.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불체포특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국회의원 체포동의요청안을 표결하지 않을 경우, 그 기간이 경과한 이후 처음으로 개회되는 본회의에 자동 상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현재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5월 홍준표 경남지사의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이 벌어지자 특수활동비 및 업무추진비 등 공무활동을 위한 예산을 목적 외의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 역시 국회 운영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또 국회의원이 친·인척을 보좌직원으로 임명할 경우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징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자동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이밖에도 편법 또는 불법적인 정치자금 모금과 로비의 장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출판기념회를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 국회의원이 구속되거나 본회의와 상임위가 열리지 않을 경우 수당 지급을 금지하는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국회의원 특권 제한 법안들의 처리도 불투명해 보인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특권을 포기하겠다면서 많은 법안을 제출했지만 결국 부도수표가 될 듯하다.

일말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의원 세비라도 삭감을 해서 국민들에게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