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부상 의료기록이 없더라도 당시 가해자의 증언으로 인과 관계가 입증된다면 보훈 대상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권익위는 이 같은 의견을 대전지방보훈청에 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A씨는 1982년 군 복무 당시 동계훈련에서 소대장 B씨로부터 음낭을 걷어차여 한 쪽 고환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A씨는 제대 이후 보훈청에 보훈대상자 신청을 했으나 보훈청은 "군 의료기록이 없어 '복무 중 부상 여부'를 입증할 수 없다"며 보훈대상자 비해당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당시 목격자인 동료들의 인우보증(隣友保證·친구, 친척, 이웃 등 본인과 가까운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특정 사실을 증명하는 것)을 받아 재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또 다시 보훈대상자 비해당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의료기록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으나 육군본부로부터 "당시 외래진료 기록지의 보존연한이 자대 2년 보관 후 파기로 명시돼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A씨는 결국 "보훈병원에서 치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며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권익위는 1982년에 재직했던 장교 명단을 확보해 한 명씩 대조 작업을 벌였고, 주소지 확인 등을 거쳐 B씨를 찾을 수 있었다.

권익위는 B씨의 동의하에 직접 면담, 가해 사실을 포함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과 문서 등을 확보했다.

이를 근거로 권익위는 보훈대상자 해당 여부를 재심의할 것을 대전지방보훈청에 의견표명했다.

보훈청은 군 복무 당시 의료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경우에도 인과관계를 상당 부분 인정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보훈대상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자세를 바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