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면 바로 한 살을 먹는 불합리한 '한국식 나이'체계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그도 그럴것이 이른바 애믄 살을 먹는다는 말이 있듯이 음력으로 동짓달이나 섣달에 태어나면 그야말로 해 넘기고 나면 불과 한 두달 새에 두살이 되는 모순이 많았다.

때마침 나이를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여론조사 결과가 관심을 끈다. 한국식 나이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과 만 나이로 통일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전국 19세 이상 52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4.3%포인트)한 결과, '한국식 나이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6.8%, '만 나이 통일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4.0%로 오차범위 내에서 맞섰다고 18일 밝혔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에서 한국식 나이에 대한 찬성률이 54.3%로 가장 높았다. 수도권에서도 한국식 나이 유지가 49.5%로, 만 나이 통일(42.3%)보다 많았다.

반면 나머지 지역에서는 '만 나이로 통일해야 한다'는 응답이 오차 범위 내에서 우세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는 만 나이 통일이 50.7%, 20대는 한국식 나이 유지가 52.8%로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한국식 나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오차 범위내에서 우세했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한국식 나이 유지 52.7% vs 만 나이로 통일 42.6%)과 진보층(49.0% vs 37.5%)에서는 '한국식 나이 유지' 응답이 우세했지만, 중도층(44.9% vs 46.1%)에서는 두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 세계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식 나이체계를 이제는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