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라는 존재는 힘들면 찾아가 기대어 쉴 수 있는 버팀목이며 자식들에게 늘 한결같은 사랑을 주는 그런 존재이다. 그런데 최근 인면수심(人面獸心) 부모의 모습이 잇따라 드러나 충격과 안타까움을 안기고 있다.

인천 11세 소녀 학대사건과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사건은 모두 아동학대로 인한 것들이었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를 한 행위자 중 81.8%는 피해 아동의 부모였다. 9.9%는 대리 양육자, 5.6%는 친인척이었으며 타인에 의한 아동학대는 1.2%에 불과했다. 통계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가정 내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접적인 발견도 어렵고, 아동의 자발적인 신고를 기대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

또한 부모의 아동학대를 그저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훈육이라고 가볍게 넘기거나 타인의 일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개인주의 의식이 아동학대를 묵인하는 것에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가족내부만의 일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될 사회 전반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된다.

아동권리보호단체에서는 다음의 8가지 항목을 아동학대 징후로 나열하고 있다. ▲별다른 이유 없는 잦은 지각 또는 결석 ▲계절에 맞지 않는 옷 ▲부모를 지나치게 무서워하는 태도 ▲계속 들리는 이웃집 울음소리 또는 비명소리 ▲다치기 어려운 부위의 상처 ▲병원에 잘 보내지 않는 보호자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행동 ▲실수에 대한 과잉반응이 그 징후이다.

해당 징후가 보인다면 지체없이 ‘112’ 혹은 ‘아동학대 신고 앱’을 활용하여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켜줘야 할 것이다. 혹여 신고자의 신원이 드러나 보복이 걱정된다면 쓸데없는 기우(杞憂)이다. 아동복지법에 의해 비밀이 보장되기 때문에 만약 지금 이 순간 내 주변과 이웃에 학대 받는 아이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신고해주었으면 좋겠다.



김보곤 / 광주남부경찰서 양림파출소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