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니 우려가 크다. 자칫 이같은 과도한 자영업자 대출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은퇴 시기에 접어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이 창업 시장으로 빠르게 진입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50세 이상 자영업자 비중은 2007년 47.1%에서 지난해 8월 기준 57.5%로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실제 자영업자 대출을 받은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의 대출잔액이 94조2405억원으로 전체의 39.4%를 차지한다. 그 뒤를 이어 40대 27.4%, 60대 23.1% 순이다.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만 62.5%를 차지해 사실상 50~60대가 자영업자 대출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 은퇴자들이 상당 부분 생계형 대출을 끼고 자영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추후 대출금리까지 오르면 자영업자로선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대출영업에 주력해 온 은행들이 대규모 부실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신규 자영업자 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7월 3.41%에서 지난 연말 3.64% 올라 대출금리도 슬금슬금 오르는 추세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대출은 신규 사업 확장용이 아닌 대부분 사업유지를 위한 생계형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금리가 오르면 원금 상환 압박을 받아 은행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자영업자들은 금리 인상에 상당히 취약한 만큼 금융 건전성을 위해서라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연체율이 0.34%로 낮긴 하지만 지난해 대출잔액이 급격히 늘어난 건 우려스러운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자영업자 대출 현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우리경제에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