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의 인권보호를 위해 경찰은 2015년을 범죄피해자보호 원년의 해로 선포하였다. 그동안 인권보호를 위해 피해자보다 피의자의 수갑착용 문제, 수사 중 언어폭력행사 등 인권침해 보호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피해자보호에 대한 관심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범죄피해자에 대한 상담과 치료는 사실상 민간분야로 취급되어 경찰이외 제 3의 기관에서 지원해 왔다.

제도적으로나 예산의 뒷받침이 열악한 상황에서 피해자 보호를 위해 지역실정에 맞는 지원체계를 만들고 유관기관과 협력체제를 구축하여 피해자보호지원조례를 만들고 유족들의 상속행정절차안내문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고통 받은 피해자들을 도와주고 지원해주는 노력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낄수 있었다.

현장에서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을 만나 상담을 하고 아픈 상처를 치유해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피해자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으면 그 아픔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 맡아 본 피해자전담경찰관으로서 살인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현장에 달려가 피해자와 그 가족을 만나 상담을 진행하고 피해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상담해 준다. 피해자들이 모르는 지원내용도 알려주고 경제적이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곳을 자세하게 알려주기도 한다.

일선 경찰관들도 처음에는 생소하고 어색한 부분으로 여겨진 피해자보호업무가 이제는 정착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피해자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알고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 각종범죄로 상처받은 피해자들을 지원해주고 상담한 경험을 통해 볼 때, 우리사회에서 범죄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피해자의 지원보호가 경찰업무의 큰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경찰의 새로운 업무범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선의의 피해자가 범죄피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경찰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민간부문에서도 많은 관심과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범죄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우리 모두의 피해이고 사회의 행복과 건강을 해치기 때문이다.



이치영 / 화순경찰서 청문감사관실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