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즐비해 있는 공·폐가는 청소년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음주 및 흡연 등 탈선에 이용이 되는 장소이기도 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고, 각종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는 흉물로 변해 도심 미관을 해치는 주범으로 시민들의 민원제기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공·폐가는 범죄자들이 은신처 등으로 이용하기 용이하고 심지어 성범죄의 범행 장소로 많이 이용되어 언론에 이슈가 된 사건사고에 자주 등장되는 장소이다. 이처럼 범죄에 많이 이용되는 만큼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에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인근에 있는 공·폐가를 수색장소로 정하고 있으며, 전국 경찰관서에서는 꼭 범죄가 발생된 후에 수색 및 관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관내 공·폐가 일제수색을 평상시에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일선 지구대, 파출소 경찰관들은 관내 범죄 우려가 높은 공·폐가를 선정하여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공·폐가에 대한 범죄위험을 인식하고 노력하고 있지만 현재 인력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또한, 자치단체에서도 공·폐가 현황을 파악하여 정비사업을 계획 중인 곳이 많지만 정비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예산을 이유로 정비사업에 전혀 손을 못 대고 있는 곳이 많아 지역별로 차별이 심하고 대부분의 정비사업도 도시 재개발과 연계하여 진행이 더디기만 하다.

인구감소와 부동산 침체, 신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갈수록 늘어만 가는 공·폐가를 더 이상 인력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정부와 시민 모두 적극적으로 나서 범죄우범지역으로 사회 곳곳에 방치되어 있는 공·폐가를 줄이는 방안에 집중하여야 한다.

현행 법안대로라면 공·폐가를 강제철거하기 위해서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데 사유재산의 특성상 정부가 적극 개입하여 공·폐가를 정리 한다는 것에 많은 어려움이 있고 예산 또한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다. 그러므로 철거하는 시점에 따라 정부에서 비용을 차등 지원해준다던지 세금감면혜택을 주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소유자가 자진 철거할 수 있도록 유도하거나, 특정기간이 지나도록 철거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여 소유자로 하여금 철거를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여 범죄 우범지역인 공·폐가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이재기 / 나주경찰서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