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설 명절을 앞두고 쌀쌀한 바람에 몸은 움츠러들지만 고향에 계신 일가친척, 친구, 이웃들을 만날 생각을 하면 마음에 훈훈함이 전해져온다.

그러나 매스컴을 통해 전해져 오는 화재사건으로 소중한 재산과 인명피해 소식을 접하면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다.

최근 의정부화재사건 등 대형화재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국가안전망 등 재난체계에 대한 의문점 등으로 안전한 국가를 바라며 안전망구축을 성토(聲討)하고 있지만 국민 개개인이 하루하루를 살면서 과연 재난에 대한 안전의식과 대비(對備)는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특히 전국화재발생건수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개개인이 자고 먹고 생활하는 삶의 터전인 주택에 대한 화재발생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자.

혹자는 가정집에서 발생하는 화재이기 때문에 초기진압이 쉽게 가능하지 않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겠으나 작년통계에 따르면 많은 주택화재 중 소화기를 이용한 조기 진압이 단 6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주로 화재상황이 심야 취침시간에 발생하다보니 화재사실을 조기에 인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화재 발생에 대한 조기인식 부재와 이로 인해 초기진화의 실패, 혹은 대피의 지연으로 큰 사건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택화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인명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인주택에도 소방시설을 설치할 것을 의무화한 법령이 2012년 2월 5일부터 시행됐다.

이 법령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해당되는 주택은 일반주택 뿐만 아니라 단독주택과 다가구, 연립주택도 포함된다.

둘째, 신규주택의 경우에는 건축허가 시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기존 주택도 5년간 유예기간을 두어 2017년 2월 4일까지 설치해야 한다.

셋째,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주방·거실·침실 등 구획된 실마다 1개 이상 설치하고 소화기는 각 세대마다 설치해야 한다.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거실이나 주방의 천장에 설치하면 화재가 발생할 경우 연기나 열기를 감지해 주변사람이 빨리 화재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경적을 울리게 된다. 그리고 소화기는 일반인이 별다른 전문지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기다. 누구나 손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소방기기들이다.

실제로 단독경보형 감지기와 소화기를 가정에 설치함으로써 초기에 화재를 진화하는 등 전국 곳곳에서 미담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기초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의무적으로 설치해야하는 규정을 떠나서 이번 설 명절에는 고향에 있는 부모님, 이웃 등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소화기 및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 안전을 선물하는 의미 있는 설 명절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한선근 / 여수소방서 소라119안전센터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