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캡틴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호주와의 아시안컵 결승전은 정신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성용은 28일 오후 시드니의 코가라 파크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훈련이 끝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지금 상황에서는 전술과 개인 기량보다는 정신적인 부분, 우승에 대한 열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몸 상태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이제는 호주도 우리도 체력적인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결승전에서는 양팀 다 정신력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며 재차 정신력을 강조했다.

한국과 호주는 31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2015 호주아시안컵 결승전을 벌인다. 한국은 55년 만에, 지난 대회 준우승국 호주는 아시아에 편입된 후 첫 우승 도전이다.

기성용은 결승전만을 남겨둔 상황에서의 분위기에 대해 "호주보다 우리가 하루 더 쉬기 때문에 오늘까지는 회복에 중점을 뒀다. 내일부터는 호주전을 잘 준비해서 마지막 한 경기를 잘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소감에 대해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여기까지 왔다. 선수들 모두 이것이 얼마나 좋은 기회이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 얼마나 큰 기회인지 잘 알고 있다"며 우승에 대한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조별리그 때와 달리 결승전이 주는 심리적인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큰 긴장감이 따르게 마련이다.

이에 대해 그는 "호주가 홈 팀이라는 것이 가장 위협적인 부분이다. 조별예선하고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우리에게 한 번 졌기 때문에 결승에서는 총력전으로 나올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면서 "선수들도 그런 부분에서 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호주 에인지 포스테코글루(50) 감독은 전날 아랍에미리트(UAE)와의 4강전을 승리로 장식한 뒤 한국과의 결승에서 다시 만난 각오를 전하면서 조별리그에서 한국에 졌던 이유를 선수들의 부상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성용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에 대해 "우리는 호주보다 훨씬 많은 선수들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했고 그런 상황에서 1-0으로 이겼다"고 평가절하했다.

이어 "사실 이번 대회에서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 힘든 상황에서도 결승까지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은 충분히 칭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핵심 미드필더 마일 예디낙(31·크리스털 팰리스)과의 맞대결에 관해선 "그 선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다 좋다. 나와 직접적으로 부딪힐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예디낙만 신경을 쓸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끝으로 "호주가 홈 이점 빼고는 크게 두렵다고는 생각을 안 해봤다.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해 우승을 해서 돌아가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간절함을 이야기했다.